갑자기 찾아온 서울 온난화와 함께
곳곳에서 흐드러지게 핀 팝콘들이 쏟아지는 주말이었다.
어떤 색도 잘 어울리는 하얀 빛의 벚꽃들이 몽글몽글 맺히니
이래저래 눈을 돌려봐도 어디든 풍경이더라.
더불어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들이 머리 위에 그득한게
때 아닌 봄날의 장마, 진짜와 차이가 있다면
이 장마를 피하지 않고 온몸 가득 맞기도 하고,
한컷이라도 이쁘게 남기고자 저마다 카메라로 추억들을 담아가더라.
갑자기 찾아온 따뜻한 손님과 함께
우리집에는 기다리던 따스한 손님이 찾아와서 요리 대접을 하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해주는 제대로 된 첫 요리인데, 부족한 솜씨에도 맛있게 먹어주고
입안 가득 칭찬을 아끼지 않아줘서 너무 고마웠다.
정통 까르보나라는 그리 어렵지 않은 반면에 맛은 좋은 것 같아
내 첫 공식적인 (제대로 된)요리 레퍼토리에 1번으로 등재하려고 한다.
참, 같이 마신 샴페인이 무알콜이었는데 향이며 맛이 너무 좋았다.
벚꽃같은 맛이었다.
더 더워지기 전에 바삐 입어야 하지 않겠는가
집앞 편의점을 가는데, 자켓도 파란색, 편의점 봉투 로고도 파란색,
손에 들고 있는 펩시콜라도 파란색
정치적인 의도는 물론 다분히 없고
우연이지만 빛깔이 너무 맘에 든다.
함께하는 주인이 소심해서 이렇게 남의 자동차 유리,
텅빈 점포의 유리에 비친 모습만 눈치껏 간간히 담는 터.
그래도 옷 예쁘다고 칭찬 들은 날이니
좀 더 자랑스러워 해도 된다. 옷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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