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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질옷질

#10 프릭스스토어(Freak's store) m65 피쉬테일 파카

니뽄, 빈티지 패션이 유행이던 예에에전, 싸이월드가 SNS 대표주자였던 시절

 

야전상의, 줄여서 야상, 그중에서도 소위 개파카라고 불리던 아이템이

트렌디한 패션아이템으로 소비되는 것이 두드러지던 때가 있었다.

 

너무나 유명한 패션 아이콘, 셀럽들이 착용하거나 당시 개봉했던 영화들을 통해 소개되면서

유난히 많은 사람들이 야상을 구매하고, 입던 시기가 있었다.

(좌측부터 배정남, 류승범,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포스터.

저 영화는 2003년 개봉했다는데, 큰 히트를 하진 못했지만 당시 일본에서 피시테일 파카가 되게 유행했다고.) 

 

대부분의 밀리터리 기반 아이템들이 전쟁 이후 남은 군수품이 민간에 유통되거나, 퇴역 군인들에 의해

일반적인 다른 옷들과 함께 활용되면서 대중이 많이 소비하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사실 야상은 해외에선 오래도록 활용되었던 클래식에 가까운 아이템이 아닌가 생각된다.

 

1960년대 영국의 젊은 세대를 대표하던 '모즈족'과 그들이 애용한 미군 야상
해외에서도 많은 착용사례를 볼 수 있는 야상

 

무튼 워낙 글로벌하게 즐겨입는 아이템인 만큼 여러 나라의 다양한 야상이 패션아이템으로 소비되는데,

예전에 내가 구매해서 주로 착용했던 아이템은 프랑스 군의 S-300 야전상의였다.

 

 

한 5~6년 전 모습.
정말 편하고, 보온성도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당시에는 흔하지 않은 스타일이라 너무 만족하고 입었었다.

(요즘 유행하는 아디다스 가젤을 신었던 모습도 보인다. 저땐 쉽게 구할 수 있는 저렴한 아이템이었는데..)

 

그래도 저런 야상류 특유의 후리함, 군밤장수 느낌에 어른들은 별로 안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나 또한 미니멀한 룩을 즐기게 되면서 낡은 저 아이템을 처분했었는데,

 

요 근래 밀리터리나 빈티지 룩에 관심을 가지면서 다시 야상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아이템을 구매하면서 가진 생각을 정리하자면

 

1. 비싼 가격, 감성보다 기능이 많이 떨어지는 오리지널 빈티지 아이템보다

가격도 기능성도 적당한, 오리지널을 요즘 입맛대로 잘 복각한 아이템을 구매할 것.

(이건 이제까지 모든 근본템(?)을 구입할때 내 나름의  원칙 같은 것이다.)

 

2. 후리함, 군밤장수 느낌을 조금 덜어줄 수 있게 올리브보다 블랙컬러로 구매할 것.

 

3. 기왕 살거 M65 피시테일 파카를 복각한 아이템을 구매할 것.

 

야상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한때 개파카로도 불리웠던 M65 파카는 과거 미군이 6.25 전쟁에 참전하면서

방한용품으로 입었던 1947 장진호 파카로부터 수번 개량된 야전상의로, 가장 대중적인 모델이다.

(미군 파카의 변천사와 패션아이템으로 소비되는 이야기도 풀어내고 싶었으나 너무 내용이 길어지는 것 같아
다음에 따로 정리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

 

근래에 수많은 브랜드에서 M65 또는 M51파카를 복각해서 제품을 만들고 있다.

보통 오리지널, 밀텍, 프릭스스토어, 아웃스탠딩, 노매뉴얼 등을 많이 추천하는데

 

그 중 나는 블랙 색감이 가장 좋고, 핏과 가격 모두 맘에 들었던

FREAK'S STORE(프릭스 스토어)의 M65 피시테일 파카를 구매했다.

(프릭스 스토어는 일본 시부야에 있는 셀렉샵이라고 하는데, 그 곳의 PB제품이다. 일본여행가면 꼭 가보고 싶은 곳 +1)

 

제품이 넉넉하게 들어갈만큼 큰 더스트백과 스티커가 같이 동봉되어 온다.

(방구석에 방치해놔서 더스트백이 좀 많이 쭈굴쭈굴하다. 말 그대로 더스트백)

 

조금 광택감이 있는, 살짝 물빠진 블랙 색상

 

 

오리지널과 다른 브랜드 제품보다 품이 굉장히 큰 형태로, 일명 가오리 핏으로

시티보이 룩처럼 캐주얼한 무드를 내기에 좋은 아이템.

 

나일론 원단으로 생각보다 탄탄하고 은은한 광택감도 있어 후리함이 적다. 좋다.

전체적으로 M65 피시테일의 형태를 거의 고스란히 갖고 있다.

 

 

깔끔한 전면부에 심플한 네임택 하나가 붙어있고, 목 부분에는 후드를 연결하는 단춧구멍이 그대로 있다.

M65 오리지널의 탈론이나 제너럴은 아니고, YKK 사의 지퍼가 부자재로 사용되었다.

 

기존 M65 파카와 동일하게 밴딩처리된 끈으로 소매를 조절할 수 있고, 덮개가 있는 주머니 안감은 보온성 있는 소재로 추운 날에도 기분좋게 손을 넣을 수 있다.

 

바람은 잘막아주겠다. 화장실 이용은 다소 불편하겠다.

허리춤과 피쉬테일 끝단에 조절 끈이 들어가 있고, 뒷면에 스냅버튼이 아래 위 맞물리게끔 달려있는데 정확한 용도는 모르겠다;;

 

파카 끝단의 피쉬테일 디테일은 양 다리를 각각 감싸듯이 묶을 수 있는 디테일인데, 이는 방한과 방풍 목적 뿐 아니라 고공 낙하 시 공기저항 감소 및 원단의 걸림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내피는 기존 군복의 깔깔이와 흡사한 형태, 상단 택은 예전 군납품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내피만 따로 입거나, 외피 위에 내피를 입는 룩도 시도해보고 싶었는데, 막상 실물을 보니 광택감이 너무 돌고 좀 부실한 느낌이라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생각보다 내피 외피 모두 얇아서 아주 추운 날에는 입기 어렵다;;;

상당히 여러겹 껴입고 최종 아우터로 입어줘야 하는데, 이런 점을 봤을땐 프릭스 스토어의 제품처럼 품이 큰 것이 좋겠다는생각이 든다.

 

 

173cm / 68kg, S사이즈를 착용하면 이런 느낌이다.

스웻에 와이드 데님, 머플러와 운동화로 캐주얼한 착장이다.

프릭스스토어 특유의 방방한 핏이 연출되는데, 갠적으로 상당히 맘에 드는 부분이다.

 

 

핏 특성상, 캐주얼룩이 가장 잘 묻고 그런 무드가 연출되는 편이다.

그래도 셔츠나 가디건, 치노나 구두류 클래식한 아이템으로 트위스트를 살짝 가미하는 룩들도 많다.

지난번 더플코트처럼 클래식과 캐주얼 모두 활용 가능한 지점에 있는 아이템이니 다양하게 즐겨보도록 하자.

 

게다가 M65 피쉬테일 파카는 내피를 제거하면 따뜻한 날씨에도 바람막이처럼 활용 가능하니

봄, 가을, 겨울 마다않고 열심히 입어주도록 하쟈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