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리티 좋은 옷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3~4년 전,
옷에 대한 다양하고도 심도 있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어느 유튜버의 영상을 즐겨보기 시작했다.
거의 그 유튜버를 통해서 내 옷질이 시작되고 지금의 스타일이 갖춰졌으며,
옷과 패션에 대한 나름의 생각이 정립되어갔다라고도 볼 수 있는데,
당시 그 유튜버가 관심을 갖고 구매하고, 자신의 구독자들에게 소개해주었던 브랜드가 바로 오라리(Auralee)이다.
2015년 이와이 료타가 설립한 도쿄 기반 브랜드,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직접 제조한 오리지널 프리미엄 소재와, 그 소재로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실루엣에 중점을 두고,
오래도록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릴렉스하고 미니멀한 컬렉션을 전개한다고 한다.
오라리는 고급스런 소재와 특유의 색감, 루즈하고 편안한 실루엣으로 유명했는데,
한 3년 전 너도나도 미니멀을 사랑하던 시절부터 많이 소개되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애정하는 브랜드이다.
한창 대중에 소개되던 그 때, 이 마쉬멜로같은 오라리의 옷들이 어떨지 너무 궁금했었다.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는데,
보통 미니멀이란 장르가 소재와 실루엣으로 멋을 드러내다보니 그만큼 아이템들의 가격이 상당히 고가인 편이고,
오라리 또한 그러한 브랜드이다. 가격표를 보면 선뜻 지갑을 열기 쉽지 않은 편이다.
도시의 소소소시민이었던(그리고 지금도) 나는 당시 연말 세일 중 luster plaiting l/s tee,
검은색 긴팔 티셔츠를 하나 구매해서 입어봤었다.
무슨 티셔츠 한장이 대폭 할인해서 10만원을 훌쩍 넘어가나 싶었는데,
하나하나 뜯어볼수록 충격이었다. 가격대가 이해가 되더라.
코튼 면사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촉감이 엄청 부드럽고 광택감마저 돌았고, 유연한 드레이프성을 보였다.
소매와 목 시보리는 아주 짱짱했으며, 여유로운 패턴에서 나오는 실루엣이 엄청 이쁘게 잡히더라.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니 티셔츠가 아니라 아주 가볍고 탄탄한 니트를 입는 느낌이었다.
저 옷은 이후로도 입을때마다 감탄하고 만족스러웠다.
당시 국내에서 미니멀을 잘 풀어가던 Youth의 옷을 접했을 때도 감탄과 만족의 향연이었는데,
오라리는 그 이상이었다..
티셔츠도 이렇게 고급스럽게 만들 수 있구나, 이런게 있구나,
티셔츠 하나로도 이정도면, 자켓이나 니트류는 또 어떨까 궁금했다.
이 후 오라리의 자켓 구매를 상당히 고민했었는데, 아무래도 가격대가 높다보니 입맛만 엄청 다시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주 좋은 기회로 맘 속 1순위였던 자켓을 매물로 구하게 되었는데,
바로 19aw 더블페이스 울 체크 블루종이다.
(사실 구매한 지 햇수로는 2년이 다 된 옷이다. 오늘 옷장에서 꺼내보고 다시금 감탄해서 글로 남겨두겠다 맘 먹었다.)
사람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명작이라고 하던 시즌의 울 블루종이다.
따뜻하고 무게감 있는 체크 패턴이 매력적인 제품,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을 보여준다.
심플한 오라리 택과 함께 밸런스 좋은 카라,
앞면 양쪽에 심플한 주머니가 있고 소매는 다른 디테일 없이 간결하게 마감되어 있다.
지퍼는 지퍼계의 에르메스라 불리는 riri지퍼로 부자재 또한 최고급이다. 여닫을때 느낌이 아주 좋다.
100% 울 원단으로 촘촘히 짜여진 체크 패턴의 원단은 촉감이 아주 부드러우며, 또렷하고 오묘한 색감을 띈다.
뒷면은 허리 품을 조절할 수 있는 사이드 어드저스트(?)가 양쪽으로 하나씩 있다.
어깨 쪽을 보면 양 어깨 중간에 봉재선이 있는데, 어깨부터 유려하게 떨어지는 핏을 만들어내는 부분인 것 같다.
자세히 보면 자켓 앞뒤, 상하좌우로 체크 패턴이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다.
만듦새가 아주 좋다는 것을 직접 보면 더 느끼게 된다.
개인적으로 옷을 입으면서 정말 놀랐던 부분을 하나 말하자면, 자켓의 안감이 '큐프라'원단으로 되어 있는데,
엄청난 광택감과 함께 부드러움을 겸비하고 있고, 정전기도 잘 나지 않더라.
안감으로서는 최고급 원단이 주는 착용감은 정말 놀라웠다.
자켓을 입을때 상체를 부드럽게 감싸며 미끄러지듯 입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자켓이 내 몸에 딱 맞게 탄력적으로 움직인다고 해야할까?
안감의 퀄리티가 착용감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오라리를 통해 배웠다 ㅎㅎ
미니멀룩을 대표하는 오라리의 블루종 자켓, 특유의 여유로운 실루엣을 자랑하는데
나는 좀 더 캐주얼하게 코디하는 편이다.
173cm / 68kg 3사이즈가 적당하다.
(좀 더 룩을 찍어두고 글을 작성할걸 싶지만...)
주로 깔끔한 니트나 맨투맨, 하의는 와이드 슬랙스나 화이트팬츠, 셀비지 데님과 소화하고
신발은 로퍼, 운동화, 스니커즈 등 그날 무드에 따라 다양하게 매치한다.
체크 패턴에 워낙 다양한 색이 섞여 있고, 다소 화려한 체크패턴이지만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톤만 신경쓴다면 여러 조합에 잘 묻어서 굉장히 애용하는 자켓이다.
오라리 옷은 입을수록 그 맛을 느낄 수 있는 옷이라고 누가 그러더라.
나도 입을때마다 너무 만족해서 여러벌 구비하고 싶어진다,,, 과연 다음 기회는 언제?
오랜만에 꺼낸 김에 집에서 이래저래 입어보면서 또 입맛을 다시고 있다.
'옷질옷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13 단연 최고의 퀄리티! 안데르센-안데르센(ANDERSEN-ANDERSEN) 스키퍼 자켓 (2) | 2023.03.06 |
---|---|
#12 와일드동키 FR DELTA 맨투맨 (0) | 2023.02.15 |
#10 프릭스스토어(Freak's store) m65 피쉬테일 파카 (4) | 2023.01.30 |
#9 GLOVERALL MONTY 글로버올 몬티 (4) | 2023.01.29 |
#8 바바리안 럭비티 (0) | 2022.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