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없이 바로 제품 리뷰를 보고 싶다면, 스크롤을 내리시라.
.
.
.
20대 중반부터 꽤나 가깝게 지냈던 형이 있다.
지적이고 젠틀하며, 취향과 스타일이 확고한 편이었는데, 누가 봐도 나이스한 그런 사람이다.
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스타일로 옷을 즐겨 입었는데, 그런 스타일에 작지 않은 역할을 했던 것이 바로
'벨트를 매지 않는' 점이었다. 그 형은 바지의 둘레, 기장도 몸에 딱 맞게, 깔끔한 핏으로 매치했기 때문에
벨트가 필요 없었을 것이다.
반면에 나는 어릴 때부터 벨트를 늘 끼고 살았다. 빼빼 말라서 웬만한 바지는 허리춤이 컸기 때문이다.
그래서 벨트 없이 바지를 딱 맞게 입는 것이 내심 부러웠었다. 마침 군대를 막 다녀와서 벌크업도 됐겠다,
내심 그 형을 따라 나도 깔끔한 스타일을 즐겨 입게 되면서 벨트를 잘 안하는 버릇이 들었는데...
올해부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허리 춤에 퀄리티 좋은 벨트를 알맞게 매치하는 것이 그렇게 이뻐 보였다.




내가 본 멋진 사람들의 다양한 벨트 중에서, 유독 내 눈을 끌었던 것은 바로 가죽 소재의 우븐벨트.
특유의 짜임이 룩에 나름의 위트를 더해주는 것 같아 심플과 캐주얼, 포멀 그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나에게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다.



위빙, 웨빙, 또는 우븐 벨트라고도 하는 이 짜임이 있는 벨트는 이름 그대로 원단을 짜서 만든 벨트를 일컫는데,
코튼, 나일론, 가죽 등 다양한 소재가 주는 느낌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로 매치할 수 있다.
무튼 하나 장만하고자 여러 브랜드의 제품들을 찾아보다 눈 여겨 보던 제품이 있었는데,
마침 귀중한 분께서 선물로 주시는 덕분에 :)
이렇게 글까지 남기게 된 제품은,,,, 바로 새들러스(Saddler's)의 CALF WV.BELT 이다.


먼저 브랜드 소개를 간략히 하자면(아직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새들러스는 1960년대 중반 이탈리아의 파르마 지방에서 탄생한 브랜드로, 마구제작을 시작으로
다양한 가죽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100% 이탈리아 재료 및 생산, 수제작업 방식을 고집해 좋은 품질과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내가 선물받은 벨트는 G172 CALF WV.BELT 블랙 색상이다.

작은 종이박스에 깔끔한 패키징. 열자마자 벨트의 가죽 냄새가 구수한,,, 뭔가 맡기 좋았다.
블랙 색상이지만 자세히 보면 다크다크다크브라운 정도의 느낌.
거기에 버클부분도 은색이 아닌 약간 금색이라 따뜻한 계열의 옷에도 잘 매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소재는 카프스킨으로 생 송아지 가죽인데 굉장히 유연하며 탄력감이 있다.
벨트 뒤쪽엔 '새들러스' 로고와 하단에는 사이즈가 새겨져 있고,
버클 부분은 잘 안보이지만 'EUROMETAL MADE IN ITALY'라는 각인이 있다.
퀄리티, 만듦새도 상당히 좋은 편.
특히 2가지로 분리된 가죽끈 3가닥을 엮은 방식이 다른 우븐 벨트와는 확연히 다른 무드를 주는 한편
유연하고 편안한 착용감을 선사하는 것 같다.
벨트 끝부분은 저렇게 스티치 디테일과 함께 마무리되어 있다.
버클부터 전체적인 벨트의 크기가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적절한 밸런스를 잡고 있어
웬만한 룩에는 찰떡 같이 달라붙는 것 같다.


청바지, 치노 팬츠, 퍼티그 팬츠 등 웬만한 바지에는 다 잘 어울리고
포멀, 캐주얼 마다않고 활용도가 높다.
거기다 특유의 디테일로 룩의 포인트 역할도 톡톡히 하니
내 룩들의 핵인싸? PL의 쏘니정도 되는 존재감이다.
이 친구 한동안은 풀타임 주전으로 계속 계속 기용할 예정.
※ 아 단점이 하나 있다면, 착용하는 초반에는 흰 바지나 밝은 색 바지에 매지 말 것.
검정 색상 한정인 것 같은데, 이염이 조금 있다. 하지만 빨면 바로 없어지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염 증상은 곧 사라진다.
첫 새들러스 벨트는 정말 만족도가 높다. (현재 진행형~)
스타일만큼 가죽 품질, 만듦새가 워낙 좋아서, 오래 두고 함께하면서 에이징되는 맛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몇몇 제품을 더 들여볼 예정.
국내에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은데, 편집샵 중 테너리와 샌프란시스코마켓에서 제품을 접할 수 있다.
더 많은 분들이 이탈리아 장인이 한땀 한땀 공들여 만든 새들러스의 벨트를 경험해보셨으면 하는 맘이다.
'옷질옷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 미친 가성비?? GU 모카신 늦은 후기 (1) | 2024.04.09 |
---|---|
#19 목을 감싸면 체온이 3도 상승하는 효과, 캐피탈(Kapital) 반다나 (나데시코 샴페틀) (0) | 2024.03.10 |
#17 폼 미쳤다이! 문스타 810s 마르케 모디 (1) | 2023.06.24 |
#16 입었다 하면 시선강탈? 바라쿠타(BARACUTA) G9자켓 다크레드 (1) | 2023.04.28 |
#15 정갈한 편안함, 포스트맨(POSTMAN) 페니 T-2 블랙 (0) | 2023.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