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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질옷질

#15 정갈한 편안함, 포스트맨(POSTMAN) 페니 T-2 블랙

구두류 아이템 중 누구나 한 켤레 정도는 가지고 있는,

신고 벗기 편하면서도 정갈한 무드를 가져갈 수 있는 로퍼(Loafer)

 

상당히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온 아이템이기도 하고,

포멀과 캐주얼의 경계가 흐려진 요즘 누구는 트레이닝 팬츠에, 누구는 클래식한 수트에도 활용하는

그야말로 전천후 활용도 만점인 필수 아이템이다.

 

이미지 출처 : pinterest

 

나 또한 여러 제품을 신으면서 현재는 브라운 컬러의 스웨이드 페니로퍼만 가지고 있었는데,

최근 친한 친구가 자기 발에는 영 맞지 않는다면서

블랙 컬러의 소가죽으로 된 페니로퍼를 선물로 줬다.

 

클래식 아이템은 종류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법. 아주 고맙다. (이 은혜는 꼬오옥 갚도록 하지)

우선 로퍼에  대해서 간략히 알아볼 필요가 있는데, 역시 역사가 꽤나 긴 아이템이다.

 

 

 

끈도 없고, 굽도 낮은 편이지만 좋은 착화감과 폭 넓은 활용도를 자랑하는 로퍼,

그 시작에는 두 가지 설이 존재하는데,

 

1. 1920년대 영국의 유명 구두 메이커인 와일드스미스(Wildsmith)가 국왕 조지 4세를 위해 맞춤으로 만든 실내화에서 유래되었다는 설 (당시 외출용 신발은 끈이 있는 형태가 일반적이었고, 집에 돌아온 후 끈이 없는 슬리퍼나 슬립온 형태의 신발을 실내화로 신었다.)

 

2.1930년대 노르웨이의 제화공 닐스 테베랑예(Nils Gregoriusson Tveranger)가 "노르웨이 원주민"의 Thesis 신발과 북미 원주민의 모카신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아울란(Aurland) 슈즈가 유래라는 설

 

좌 : 북미 인디언의 모카신, 출처 pinterest    //    우 : 닐스 테베랑예가 만드는 Aurland shoes, 출처 Aurland 홈페이지

 

무튼 유럽에서 시작된 로퍼가 유럽을 방문한 미국인들을 통해 순식간에 유행이 되었다.

이어 미국에서는 G.H.Bass사에서 Weejun이라는 이름으로 현재의 페니로퍼를 처음 선보이고,

 

1950년대에는 미국의 알든(Alden)사에서 테슬로퍼, 이탈리아의 구찌(GUCCI)에서 홀스빗 로퍼를 선보이며
현재까지 이어지는 근본 있는 로퍼의 디자인이 탄생하였다.

 

출처 : 셔터스톡

 

로퍼는 이렇게 생활 속 활동화, 실내화의 포지션에서 시작되어

현재는 어느 정도 차려 입는 착장에까지 경쾌하게 활용할 수 있는 클래식한 아이템이 되었다.

 

내가 선물 받은 로퍼를 좀 살펴보자면 포스트맨 페니 T-2 블랙컬러로,

포스트맨은 국내 최초의 고급 제화 편집샵 유니페어(Unipair)의 대표 두분이

편안하게, 매일 신을 수 있는 구두를 지향하여 만든 브랜드로

클래식하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좋은 품질의 구두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인다고 한다. 

 

이미 몇 번 신어서 주름 조금 있음 주의

 

뱀프(발등)가 긴 유럽 스타일에 클래식하고 드레시한 디자인이라고 한다.

앞코가 살짝 들려 굴곡이 있으며 스티치 디테일이 촘촘하다.

 

일반 라스트와 오소패딕 차이, 좌측 이미지 출처 : 풋티지 브라더스 웹 페이지

 

다른 구두와 달리 라스트(구두골)가 족형을 따라 약간 휘어져 있으며 아치 부분이 조금 더 들어가 있는 형태

발 볼이 넓은 동양인의 족형에 잘 맞는다고 한다. (근데 사실 나는 발 볼이 좁은 편)

그리고 테크니컬 컴포트라는 독자 개발한 폭신한 쿠셔닝으로 전체적으로 편안한 착화감을 선사한다.

확실히 신었을 때 발 아치 부분을 잘 잡아주고, 쿠셔닝이 뛰어나 오래 신어도 발이 피로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아웃솔 안쪽으로 있는 스티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아웃솔과 어퍼를 바로 꿰매어 연결되는 블레이크 제법, 또는 맥케이 제법으로 만들어

웰트 제법처럼 아웃솔이 튀어나오지 않아 좀 더 깔끔하고 날렵하게 보이고,

본드로 접착하는 시멘트 제법보다 내구성 측면에서 탁월하다고 볼 수 있다.

 

유럽 스타일의 드레시한 로퍼라지만, 수트부터 치노나 데님팬츠에도 캐주얼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나는 퍼티그 자켓에 데님팬츠를 입은 캐주얼한 무드에 신어보았다.

 

확실히 편안하고, 내구성도 좋아서 꽤 오래 신을 것 같다.

당분간은 요래조래 활용하는 맛에 푸우욱 빠질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