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40)
20220415 나는 얼마나 세련됐지? 처음으로 더현대서울에 갔다. 굉장히 넓고 크고 쾌적한 환경, 여러 명품 브랜드와 유명 편집샵, F&B에 즐비한 다양한 맛집들과 이 모든 공간을 가득 채우는 멋진 사람들. 여러 요소들을 가득가득 담은 이곳의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였는데 특히 공중정원같은 구조물의 폭포와 식물들이 아름다웠는데, 마치 꿈에서 본 이미지를 현실로 가져온 것 같았다. 공간 디자인이나 인테리어에 대해 무지한 내가 보아도, 굉장히 세련된 예술공간이라고 느껴졌다. 평소 좋아하던 편집샵에서 멋진 옷들도 많이 보고, 중간중간 소품샵도 들려서 이래저래 구경하고. 눈으로만 보고 오는 것이 마냥 아쉬웠지만,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다는 것이 좋더라. 역시, 돈이 많으면 즐길 거리가 많아진다. 이건 현실이야. 가장 위층은 도심 속 정원같은 느낌의..
220412 갑자기 찾아온 따뜻한 손님 갑자기 찾아온 서울 온난화와 함께 곳곳에서 흐드러지게 핀 팝콘들이 쏟아지는 주말이었다. 어떤 색도 잘 어울리는 하얀 빛의 벚꽃들이 몽글몽글 맺히니 이래저래 눈을 돌려봐도 어디든 풍경이더라. 더불어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들이 머리 위에 그득한게 때 아닌 봄날의 장마, 진짜와 차이가 있다면 이 장마를 피하지 않고 온몸 가득 맞기도 하고, 한컷이라도 이쁘게 남기고자 저마다 카메라로 추억들을 담아가더라. 갑자기 찾아온 따뜻한 손님과 함께 우리집에는 기다리던 따스한 손님이 찾아와서 요리 대접을 하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해주는 제대로 된 첫 요리인데, 부족한 솜씨에도 맛있게 먹어주고 입안 가득 칭찬을 아끼지 않아줘서 너무 고마웠다. 정통 까르보나라는 그리 어렵지 않은 반면에 맛은 좋은 것 같아 내 첫 공식적인 (제대..
220407 드라이플라워신사 1. 이제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다. 다시 꺼내 입을리 없을 것 같은 겨울 외투들을 모두 드라이세탁했다. 그동안 내 방 옷걸이 행거에 이 친구들을 자주 입다보니 자연스레 얘네들 텃세가 심해지더라. 자연스레 다른 친구들 자리 다 뺏고. 이제 계절이 바뀌었으니 이 친구들이 구석으로 밀려나겠다. 그래도 원망은 하지 말길. 내 마음이 변한게 아니라 계절이 변했을 뿐이니 2. 벚꽃도 폈다. 언제피나했더니 어느새 만개했더라. 역시나, 다른 사람들은 몰랐지만, 수시로 꾸준히 부단히 노력했을거다. 겨우내내 의지를 모아모아 빚어낸 봉우리 봉우리가 맺히니까 피는건 일도 아니더라. 출근과 퇴근 그 사이에 활짝 핀 것을 봤기 때문이다. 우리도 살면서 우리의 꽃을 피워봐야 하지 않겠는가 활짝 피워서 꽃길만 걸어.... 아니 누군..
220330 수원 행궁동에서 지난 주말 수원 행궁동에 놀러갔다. 여러 맛집과 포토 부스, 소품샵과 주전부리가 가득했다. 서울 한복판을 방불할 만큼 많은 인파와 감성진 느낌, 거기다 부쩍 햇빛이 따뜻해져서 잘 놀다왔다. 1. 행궁동 거리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여러 샵들과 맛집들, 하지만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다. 저마다의 색깔이 있고, 저마다의 수요와 팬층에 반응한다. 2. 시대의 요구에 딱 맞는 감성이 있겠지만, 나름의 색깔과 철학이 있는 샵이 멋지고, 살아남는다. 비단 샵뿐일까.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이미 우리는 인스타, 블로그, 유튜브를 통해 수많은 '개인'의 스토리에 주목하고, 열광하고, 소비한다. 규모의 차이가 있겠으나 각각 개척하고 자신의 영역을 일구어 나간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시작은 미약했으나 차곡차곡 자신을 쌓..
220329 작품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220327 치부 드러내기 나는 멘탈이 약한 편이다. 훌훌 먼지털고 일어나 다시 달리면 된다는 여느 사람들의 태도와 조금 다르게, 왜 넘어진 건지, 뭘 잘못해서 혹은 뭐가 부족해서 넘어진 건지 생각하다보면 걷는 동작도 제대로 못하는, 그리고 생각보다 더 많은 영역에서 부족하고 모자란 것처럼 느낀다. 그냥 넘어졌을 뿐인데, 이윽고 나는 '모자란 사람' 자체가 되더라. 몇 번까지는 그런 일이 일어나면, 마음의 수심 깊은 곳으로 침잠했다가 나오면, 그리고 다시 수면 위로 나와 숨쉬기 시작하면 괜찮아진다. 다시 걷게 된다. 그런데 비슷한 일들이 계속 반복되다 못해 이것들이 사슬처럼 연결되면 이 사슬이 나를 묶는다. 그리고 '도대체 넌 무엇을 제대로 할 수 있는가'란 물음이 스스로에게 들면, 유용성을 기준으로 존재를 바라보면, 글쎄, 답이..
#3 브론슨 US NAVAL 아카데미 트레이닝 스웻셔츠 (맨투맨) 루즈하고 탄탄한, 제대로 된 회색 맨투맨, 스웻셔츠를 예전부터 갖고 싶었다. 심플한 것이 최고이고, 셔츠 위에 맨투맨 레이어링이 별로라는, 사실상 문제는 내 외모였지만(?!) 옷을 그렇게 입으면 별로라고 생각하던 시절엔 깔끔한 무지 맨투맨 단품이 최고다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 문제의 본질도 꿰뚫고, 꽤 많은 멋진 사람들의 프린팅 맨투맨 코디를 보고 나도 예쁜 프린팅이 있는 맨투맨을 구비해야겠다 생각한 후로, 제일 먼저 눈여겨 본 것이 이거. 미 해군사관학교 생도들에게 보급되었던 활동복이라는데, NAVY 영문과 심벌의 조화가 예사롭지 않다. 찾아본 결과 구매할 제품은 '챔피온'의 리버스위브와 "대륙의 실수" 브론슨의 US NAVAL 스웻셔츠으로 좁혀졌는데, 브론슨의 옷 패턴이 심상치가 않았다. 짧은 기장,..
220323 개화시기 3월 중순부터 시작된 개화. 이제 춘분도 지나갔겠다 본격적으로 꽃봉오리들이 잠에서 깨어드나 싶었는데 이번 주는 계속 추운 것 같다. 꽃샘추위라 누가 이름 붙였을까? 한 해 내내 준비해서 이제야 피워보나 싶은데 한동안 심술부리던 추위가 끝끝내 마지막까지 텃세를 부리는 이 꼴을 왜 이쁜 이름을 붙여 주었는지 무튼, 이 추위도 곧 가실테니, 꽃들은 열심히 기지개를 필텐데 꽃마다, 지역마다 피는 시기가 미묘하게 다른 것이 신기하다. 그들은 일찍 폈니, 늦게 폈니, 많이 폈니 따지고 비교하고 할게 없이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데 왜 나는, 사람들은 서로 그렇게 비교하고 빗대어보며 우월해하고 또 자조하는 것인지, 서로의 개화시기도 잘 모르면서 말이다. 심지어 자신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피어날지도 잘 모르면서 말이다.